IPO 다크호스로 떠오른 KB증권 공모주 잭팟 발판에 MTS 단숨에 1위
지난해 동학개미의 급부상과 함께 국내 증권사들의 지상 과제는 ‘개인투자자 영입’이 됐다. 특히 MZ세대 선호도와 직결되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이용자 수가 평가 척도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웃은 곳은 KB증권이다. 올 들어 KB증권 MTS 이용자 수가 업계 1위를 기록하며 한발 앞섰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IGA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KB증권 MTS ‘마블(Mable)’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04만7259명으로 집계됐다. 부동의 1위였던 키움증권 영웅문S(302만9250명)를 제치고 단숨에 정상에 올랐다. 미래에셋증권(256만932명), 삼성증권(249만5281명), 한국투자증권(239만4483명) 순이었다.
연초 증시를 들썩이게 했던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가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KB증권 MTS 이용자 수는 210만1517명으로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보다 적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 IPO 대표 주관을 맡으면서 이용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참여한 KB증권의 개인 고객 수는 무려 213만명으로 전체 청약 참가자의 48%가 KB증권에 집중됐다. 이 중 절반가량인 101만명이 신규 고객이었다.
KB증권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신청자 중 모바일을 활용한 청약 고객이 98%에 달한다. 이를 계기로 MTS 마블에 2030세대 주식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 빅3 제치고 IPO 시장 지각변동
▷ LG엔젤 상장 주관으로 300억원 수익
KB증권이 IPO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국내 IPO 시장은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거물급 딜을 독과점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런 가운데 KB증권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형 IPO 주관 실적을 쌓으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실제 KB증권은 지난해 기존 빅3와 맞먹는 성적을 냈다. 2021년 한 해 동안 한국투자증권은 IPO 수수료로 441억원을 벌어들였다. 미래에셋증권이 409억원, NH투자증권이 31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KB증권의 수수료 수익은 307억원이었다. 성과 보수와 공모주 청약 수수료 등 부가 수익은 제외한 금액이다.
올해는 KB증권의 IPO 시장 석권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을 통해 얻은 수수료 수익만 196억원에 달한다. 대표 주관사로 공모주 2조8050억원어치를 인수해 해당 금액의 0.7%를 수수료로 받게 됐다. 여기에 0.3%에 해당하는 인센티브까지 받을 경우 총 수수료 수익은 3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KB증권은 이미 올해 장사를 끝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일정이 연기됐지만 올해 KB증권이 주관하는 거물 IPO가 잇따라 이어진다. KB증권은 기업가치 10조원으로 평가받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10조원), WCP(5조원), SK실도스(옛 ADT캡스, 4조원), CJ올리브영(4조원), 원스토어(2조원) 등 조 단위의 거물 IPO를 추진하고 있다. 수수료 수익도 수익이지만 빅딜을 본격 주관하면서 KB증권의 경쟁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기본 IPO 수수료가 낮아도 규모가 크거나 게임, 바이오 등 새로운 업종의 IPO를 맡으려는 것은 한번 트랙 레코드를 쌓으면 비슷한 기업이나 업종의 딜을 계속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딜의 경우 이렇게 쌓은 평판을 바탕으로 IPO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KB증권의 경우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빅딜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IPO 시장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조직개편·커버리지 확대 성과
▷’IB통’ 김성현 대표가 팔을 걷어붙였다.
KB증권이 IPO 시장에서 단숨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과감한 조직 개편과 시스템 투자,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한 커버리지 확대 등이 꼽힌다.
KB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업계 최초로 IPO 조직을 4부 체제로 확대하고 회계사,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적극 영입했다. 2021년에만 12명의 인력을 수혈했다. ‘IB통’으로 불리는 김성현 대표가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 입찰제안서(RFP) 검수, 직원 교육에 나서는 등 전문성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조 단위 거물 IPO를 획득하면서 IPO 주관 건수와 공모 규모가 크게 늘었다. 최근 몇 년간 대형 IPO는 예외 없이 ‘빅3’ 증권사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지속적인 커버리지 확대 노력도 이어졌다. KB증권은 2017년 업계 최초로 중소기업 전담팀인 SME 본부를 출범시켰다. SME본부는 기업군별 전략을 수립하고 유망기업 발굴에 집중했다. 이들 유망기업의 신사업 준비, 사업 확장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역량을 쌓아왔다.
KB증권이 탄탄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DCM(채권발행시장) 커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KB증권은 블룸버그 DCM 리그 테이블 기준으로 2021년 국내 증권업계 DCM 대표 주관 종합 1위를 기록했다. DCM 분야에서 11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상장 후 회사채 발행 등을 감안하면 KB증권을 택할 유인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심재성 KB증권 IB1 총괄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빅딜 주관으로 향후 IPO 수임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까지는 IPO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였다면 올해는 KB증권이 IPO 명가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 심재성 KB증권 IB1총괄본부장
선순환 구조 정착으로 빅딜 IPO 시장지배력 확대
공모규모 12조7500억 원,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1경5203조원, 수요예측 경쟁률 2023 대 1, 일반청약증거금 114조1066억원.
심재성 KB증권 IB1 총괄본부장은 ‘단군 이래 최대 IPO’로 불렸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KB증권의 IPO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인 주역이다. 그에게 올해 KB증권의 IPO 전략과 시장 전망에 대해 물었다.
Q 지난해 단숨에 IPO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비결이 있다면.
A 무엇보다 수준 높은 제안서 작성에 주력했다. 본부 차원에서 제안서 디자인을 통일해 가독성 높은 양식으로 개선하고 합리적인 기업가치 산정과 세일즈 역량 강화를 위해 IPO 관련 부서가 모두 모여 제안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리서치센터, 홀세일영업본부, 기업금융본부 등 타 사업부문과의 협업 강화도 주효했다. 이를 통해 발행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보다 설득력 있는 솔루션 제공을 위해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다.
Q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규모 IPO를 잇따라 획득했다. 증권가에서는 ‘양보다 질’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KB증권의 IPO 전략은.
A 전사적인 역량 집중과 대기업 커버리지 강점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영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본다. 11년 연속 리그 테이블 1위를 기록하고 있는 DCM 부문과 함께 주요 대기업별로 사전 영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IPO 수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성 강화에도 주력했다. 지난해 IPO 부서를 4개로 확대해 빅테크, e커머스, 빅데이터 등 TMT(Technology, Media, Telecom) 기업의 IPO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Q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철회 결정을 내리는 등 증시에 불안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올해 IPO 시장 전망은.
A 2021년 IPO 시장은 89개사가 상장해 총 공모금액 20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2년에는 LG에너지 솔루션을 포함해 많은 대형 IPO가 준비 중이며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MZ세대까지 투자자산에 대한 머니무브가 자리 잡고 있다. 2차전지, 메타버스, 위드코로나 관련 종목 등 성장성과 매력이 높은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목별 차별화를 바탕으로 IPO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Q효과적인 공모주 투자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
A 최근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명 ‘다산’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다산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기업의 적정 가치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수익률 목표를 설정하고 청약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다산이 아니더라도 공모주 특성상 청약 흥행 등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산정된 적정 기업가치에 20~4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공모주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출처 : 류지민 기자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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