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졌다. 드디어, 드디어 춥다 썼지만,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탄·웨이가 말한 것처럼 쓴다. 갑자기 궁금해서 사전에서 “마침내”과 “마침내”의 정확한 의미를 찾아 보았지만,”마침내”은 “무엇으로 그 결과”,”마침내”은 “드디어 마지막에는 “로 나왔다. 저는 ” 기다린 끝에 “라는 의미로 “마침내”를 썼는데 사전적 정의에서는 오히려”마침내”을 더 가깝잖아? 애니 웨이, 전혀 기력도 활력도 의욕도 식욕도 없는 나날이다. 이 시기이면 항상 그랬다. 작년에도 재작년도. 지난해 마침 지금쯤은 지치고 혈액 검사도 하고 본 “(결과는 모두 정상)학기가 시작되고 이미 입술이 2차례나 터졌다. 감기의 증상도 몇번인가를 오르내렸다. 추워졌다고에 올해 11월은 지난해보다 훨씬 따뜻했다. 낮에는 26도까지 오를 날도 있었다. 춥지 않은 시기에 추워지지 않는 것은 기후 위기의 현상이라 따뜻한 11월이 기쁘기도 않고 오래 더위에 정말 지겨웠다. 공기는 탁하고 아침에 춥다고 껴입고 나가면 오후에는 땀이 나왔다. 어차피 추워지니 빨리 추워지고 싶었다. 그렇게 추워져도 최저 기온은 10도이다.

그해 겨울 스톡홀름의 창문

11월 제3주가 되어 본격적으로 추워지니 수업에 들어가면 2,3명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2,3명은 기침을 했으며 2,3명은 콧물을 흘리고 있다. 나도 작년 이맘때 쯤에 목소리가 나왔지만 올해는 나올 뻔했지만 다행히도 다시 돌아왔다. 여기 사람들의 몸은 환절기만 되면 정말 정직하게 반응한다. 날이 계속 나빠서 최근 그의 가기도 못 했다. 공기가 좋을 때도 나오지 않았다. 운동을 해야 활력이 태어나지만, 운동에 나설 기력이 없는 것이 딜레마다. 이번 주말에 어떤 힘 없는 힘을 짜내고, 2주 만에 체육관에 나가고 필라테스를 하고 사우나도 했다. 따뜻한 물로 몸을 부수면 역시 좋네. 먹고 싶은 것도 맛있는 것도 없다. 그렇다고 배를 곯지 않고 때가 오면 뭐든지 먹진. 눈을 떨수록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베를린에서 먹었던 비ー강 포를 먹으면 식욕이 돌아올까.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은 망원동 카마 원 비ー강 자장면과 짬뽕, 들깨 칼국수, 청국장 쌈밥이나. 다 여기에서는 간단히 못 먹을 것이다.

비건 천국이었어, 무려 비건 베트남 음식점에서 먹었던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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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비건천국 런던에서 먹었던 쌀국수.

말라가에서 아무것도 먹고 싶지도 않는데 주에 1번 정도 우이ー강 도넛 가게에 가서 매번 다른 도넛과 오토 라테를 먹는다. 너무 자주 했기 때문에 지난주는 사장이 “어디서 왔느냐” 하고 알은체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자신의 한국 요리가 좋다고 말하고 마라가 한국 음식점에서 먹는 한국 음식 사진을 차례로 펼쳤다. 마라가 오기 전엔 마드리드에 살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자주 가던 한국 요리점의 사진도 보았다. 비ー강 도넛 가게를 경영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사장이 비ー강했지만 사진에 있는 음식에 고기가 들어간 것이 많아서 조금 놀랐다. 음, 비ー강지 않은 사람도 비ー강 도넛 가게가 있어.나가는 길에 사장과 통칭 이름을 했다. 놀랍게도 내가 먼저 이름을 물었다. 이곳 사람들은 단골 가게의 사장과 종업원들과 서로의 이름을 알고 세세한 개인 정보도 알고 수다 떠는 것이 일상적이지만 어느 단골 가게에 가도 기쁜 눈을 감고 조용히 하고 조용히 나온 나에겐 큰 발전이다.비건 도넛과 오토라떼몇 달 전 오랜만에 자주 가는 카페에 갔는데 주인이 달라져 있었다. SNS를 보니 오너 커플은 긴 커피 여행을 떠나더라. 그렇게 자주 드나들었는데 서로 이름도 모르고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해 아쉬웠던 게 자극이 됐을까. 사장님은 너무 자연스럽게 이름을 말하고 내 이름도 듣고 악수를 했다. 안달루시아 생활 3년은 극내향인 코레아나에게 이런 일도 시킨다.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스몰토크가 세상에서 제일 싫고 모르는 사람들이 한 트랙이 있는 모임에서 얘기하는 건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사회적 가면을 쓰고 티 안 나려고 엄청 노력하는데) 여전히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 힘들지도 않다. 30대에도 성격이 달라진다는 게 신기하다.11월이 되면 피는 분홍색 꽃요즘 메일을 보내는데 힘들다. 정확히는 문자로 답장하기가 힘들어. 묻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꾸조차 하면 되는지, 어떤 수치를 알리는 같은 문자가 아니면 전혀 당장에는 대답할 수 없다. 원래 E메일, 메일에 답변할 때, 오래 생각하고 쓰는 편인데(손은 급히 오자를 많이 내는 별도로)에너지가 없을 때여서 여기까지 쓸 힘이 없는 모양이다. 메일이 힘든데 하물며 블로그를 쓰는 것은 힘든 것이다. 이 자리도 며칠에 걸쳐서 작성했다. 그래도 꼭 작년 이맘때 같은 증상을 경험하고 이를 남긴 기록을 본 게 좀 위로가 되었다. 이것도 다 흘러가는 시간이래. 그래서 받아들여도, 그렇다고 나를 그다지 떼지 않도록 하고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가르쳐서 준다.스스로 열심히 힘이 없으면 책임감의 힘이라도 얻어 밖으로 나온다. 기운을 빼앗아 가는 사람은 만나지 않고 주는 사람들이 부를 때는 무조건 응한다. 막상 약속 시간이 다가오자 너무도 나오고 싶지 않았는데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나가게 된다. 그렇게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햇볕을 쬐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급하게 계절이 바뀔 때 어떻게 자신을 추스르며 살아가는지 궁금하다. 잘들 자고 잘 먹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기세등등한 파파야나무처럼기세등등한 파파야나무처럼
